솜퐁 타이 쿠킹클래스를 가는 날.
나와 내 남편은 요리를 즐겨하는 사람이라
아침부터 설레이고 신났었다.
클룩 또는 마이리얼트립 등에서 예약할 수 있고,
우리는 클룩을 통해 예약했다.
(4.9 평점은 못참지)
이스틴 그랜드 사톤 호텔에서 도보 10분 내외 거리라
신나게 고고!
(bts 이용시 실롬라인의 총논시 역에서 하차하면 가깝다.)
클래스는 오전반, 그리고 오후반으로 구성되며
오전반은 시장 방문이 포함돼 있어 오후로 택했다.
사실 호텔에서 조식+늦잠+여유도 누리고 싶었고,
더운 낮에 시장에 가서 설명 듣고 쫓아다니는건
내가 저질체력이라 시작부터 지칠 것 같았다 ㅠ.ㅠ
솜퐁 타이쿠킹클래스 후기 중에,
요리 종류가 꽤 많아 너무 배부르다(?)는 내용이 있어서
저녁으로 먹을 수 있도록 오후 클래스를 신청했다.
오후는 14:45-19:00 동안 진행된다.
우리는 조식을 가볍게 먹고
너무.... 가볍게 먹어서 이따 배고프면 안되니까(ㅎㅎ)
쿠킹클래스 가기전 호텔 앞 반쏨땀에 들러
점심으로 쏨땀과 닭날개 튀김을 두조각씩 했다.
낮에 치맥 못참지
태국에서 먹는 닭고기는 정말 맛있다.
그런데 쏨땀과 함께라면 진짜 말해뭐해
기분좋게 배를 두드리며 호텔 잠깐 들렀다가
혹시 또 배고플까봐(그놈의 굶을 걱정 제발 좀)
호텔 근처 THAI CC 안에 있는 소세지빵 맛집에서
미니 소세지빵 4개를 get하고 나서야
우린 쿠킹클래스로 향했다.
사실 걸어가는 길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약간 방콕의 뒷골목 스타일? 조금 무섭기도 했다ㅠㅠ
구글 왜 이런길 알려주는거니
노란 외관의 귀여운 빨간 간판을 찾을 수 있었고,
안도의 한숨과 함께 우린 2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일찍 도착한 우리를 환영해주셨고,
1인당 시원한 생수 1병을 주셨다.
대기공간과 나란히 있는 키친으로 들어가면
큰 4개의 테이블이 있었고 그 위에
개인마다 지급되는 물품이 가지런히 세팅되어 있다.
파란 앞치마, 큰수건, 작은 행주, 티컵+소서 등
지금 와서 느낀 것이지만,
정말 조직적으로 착착 딱딱! 준비되어 진행된 클래스였다.
어찌보면 인당 4만원 안팎의 비용인데
(둘이하니까 8만원)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여긴 요일마다 진행되는 메뉴를 공개해두는데,
이날은 페낭커리, 팟타이, 쏨땀, 망고 스티키라이스 였다.
사람들이 대부분 도착하면 클래스가 시작된다.
이날 참가인원은 14명이었다.
바닥타일, 테이블보, 내 스커트...
이날은 화려한 무늬들로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또 보다보니 그게 점점 예뻐보였다.
먼저 허브에 대한 설명을 쭉 듣는다.
이곳은 '레시피 북'이 제공되기 때문에
안에 그림 또는 사진, 영어와 숫자로 표기 되어있어서
생각보다 수업을 따라가기 쉬웠다.
태국식 영어 억양에도 이제 애정을 갖게 됐다.
처음에는 커리 페이스트를 만든다.
커리 페이스트에는 정말 여러가지 향신료들이 들어가는데,
계량을 설명은 해주나, 이미 모든 것들이 계량 되어있다.
참가자들은 허브 등을 썰거나, 계량된 가루들을
절구에 순차적으로 넣고 빻는 작업을 하면 완성이다.
빨간색 앞치마를 입은 Fai 선생님
아직도 이름이 기억나는데, 정말 에너제틱한 분이셨고
영어로 설명을 재밌게 해주셔서 웃음 가득했다.
커리 페이스트를 완성하면 기름에 넣고 볶다가
코코넛 밀크와 코코넛 크림, 닭고기를 넣어 끓인 후
잘 잘라지면 익은 것이므로 접시에 담아 예쁘게 데코한다.
생각보다 커리가 쉽다.
원래부터 코코넛크림이 들어간 커리를 좋아했는데,
페낭치킨커리는 진짜 최고였다.
너무 오래 끓이면 국물이 너무 줄어든다.
투머치하게 걸쭉해진 내 커리 ㅠㅠ
반 남겨둔 코코넛 커리를 살짝 위에 끼얹고,
허브와 고추 등을 고명으로 얹어주면 완성이다.
다음은 이미 채썰어진 그린파파야와
당근, 그린빈 토마토 등을 잘 썰어서
각종 조미료와 함께 흙으로 만든 절구에 넣어
가볍게 섞듯이 찧으면
쏨땀이라는 요리가 하나 완성된다.
토마토 껍질을 장미처럼 돌돌말아 뒤집으면
순식간에 화려한 요리가 된다.
이후 팟타이를 배웠고,
중간에 망고스티키라이스에 들어가는 찰밥을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을 듣고 맛을 본다.
커리를 먼저 시식하고,
이후에 팟타이+쏨땀+망고스티키라이스를 먹고나면
이 클래스는 끝난다.
진짜진짜 요리 사관학교 뺨치는 헤르미온느식 진행으로
정말 버리는 시간 하나도 없는 다소 빡빡한(?) 클래스다.
그런데 정말 필요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실제로 해서 먹은 메뉴들은 신기하게도
태국의 유명한 가게에서 사먹은 것들 보다 훨씬 맛있었다.
정말 배부르면 포장해갈 수도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던 나는
그렇게 망고를 남긴채 호텔로 돌아갔다.
정말 배 터질뻔..ㅠㅠ
진행되는 메뉴가 매일 다르긴 하지만
페이스트를 사용하여 커리나 스프 메뉴 1개,
볶는 면 또는 밥 메뉴 1개,
샐러드 메뉴 1개,
디저트(이건 보통 제공되는 듯) 1개,
이렇게 총 4개의 메뉴를 먹는 것이고
잘 정리된 레시피북도 제공받아서 참가비가 아깝지 않았다.
흰색 또는 약간 미색 그릇을 선호나던 나에게
저 파인애플 무늬의 파란 그릇은 새로운 자극이었다!
짜뚜짝시장에 판다고 하니
돌아가기전 들러서 몇개 사가야겠다.
그것도 그거지만,
태국 요리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똠양꿍 페이스트, 커리 페이스트를 잔뜩 사서 가야겠다.
만 6세 이상만 비용이 들지,
0-5세는 무료 참가 가능하다고 하니
아이들이 있다면 함께 참가하면 좋을 것 같다.
남편과 내가 여태 태국에서 했던 체험 중
가장 기분좋은 체험이었다.
특히 쇼핑 계획이 크게 없고,
방콕 시내에서 무언가 할 것을 찾고 있다면
쿠킹 클래스를 강력히 추천한다!
*완전한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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